미래 사회는 나노기술과 정보통신 기술이 융합돼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서로 자유롭게 실감나는 대화를 하고 인간·사물·환경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고도의 유비쿼터스 지능형 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간과 유비쿼터스 네트워크 간의 인터페이스인 u단말에는 오감 및 환경인식 센서기술과 지능형 자가판단 기술 등이 내장돼 ‘실감전달’이 가능하고 궁극적으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간의 교감전달이 가능한 동반자 개념의 유비쿼터스 터미널 컴패니언(UTC) 시스템이 구현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오감 전달을 위해서는 다양한 멀티미디어 및 디지털 센서 신호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지만 현재 단말기에 사용되는 멀티미디어 칩은 여러 개의 기능을 가지는 기능 블록이 내장된 형태의 SoC로 멀티미디어 및 센서 데이터 처리에 한계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칩이 ETRI가 개발 중인 재구성형 프로세서 기반의 u(유니버설)칩이다.

이 칩이 개발되면 2010년 이후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카메라 및 센서를 내장하고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다양한 형식의 디지털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차세대 실감통신용 단말기를 만들 수 있게 된다.

나노기술을 융합한 오감센서 기술은 ETRI 외에도 미국의 벨연구소 등에서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센서기술로는 기존의 모노영상을 3차원 입체영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양안시각센서 기술이 있다. 휴대 단말에 양안시각센서를 장착하기 위해서는 저전력 소비의 초박형 시각센서 기술이 핵심이 된다.

ETRI는 기존의 자동초점 카메라에서 사용되는 액추에이터의 전력소모가 매우 커서 이를 저전력 고변위의 나노소재로서 이온전도성 폴리머를 사용하는 액추에이터를 개발 중이다. 기존의 VCM(Voice Coil Motor)과 비교해 40%의 소모전력으로 자동초점 성능 구현이 가능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음역의 실감 음향 감지 및 전달이 가능한 다채널 고감도 MEMS형 음향센서 및 스피커 그리고 휴대단말에서 대기중의 유해가스(일산화탄소·이산화탄소·질소산화물 등) 및 황사 등의 미세먼지의 감지가 가능한 나노소재를 이용한 초소형 저전력 환경센서 기술도 개발 중이다.

 미래형 휴대 단말기의 사용에 대한 시간적 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고, 언제 어디서나 편리한 통신이 가능하기 위해 기존의 유선 충전식 전원 공급 장치는 무선 자가 충전 전원장치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ETRI 가 개발 중인 소형화·박막화·플렉시블화·고성능화 및 자가 충전 기능이 있는 고효율 자가 충전 전원장치는 태양광을 활용해 자체적으로 전기를 발생하는 장치와 전기 에너지를 저장하는 장치로 구성돼 있다. 이는 기존 기술에 나노 기술을 융합하여 옷, 넥타이와 같은 착용이 가능한 플렉시블 태양전지와 양자점 기술을 적용한 세계 최고 수준인 40% 이상의 화합물 반도체 태양전지를 적용해 전기를 발생하고 저장하는 전원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이미 나노입자 소재를 이용한 플렉시블 태양전지 소자는 국내 2개 기업에 기술을 이전했다.

 ETRI는 또 비 오거나 흐린 날이 지속돼 태양광에 의한 자가 충전이 어려운 환경에서는 기존의 리튬 2차전지를 5분 이내에 충전이 가능한 고속 에너지 저장 소자 기술을 개발 중이다.

대전= 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etnews.co.kr



◆인터뷰-김종대 IT/NT그룹장

“반도체 소자의 선 폭은 이미 수십 ㎚에 도달해 프로세서 및 메모리의 고집적화가 실현되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테라비트급 메모리나 초당 수백 기가급 정보처리 프로세서, 초절전 신개념의 전자부품이 나올 것입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김종대 IT/NT그룹장은 “1㎚는 머리카락 굵기의 5만 분의 1의 크기고 원자들 중에서 가장 작은 수소 원자 10개를 일렬로 세운 크기에 해당한다”며 “바로 이 나노가 IT와 융합해 새로운 제품을 탄생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그룹장은 “상상하지도 못했던 새로운 정보통신 및 바이오·의료 그리고 로봇 및 환경산업의 제품 및 서비스의 발굴이 IT와 NT의 융합에 의해 이루어질 것”이라며 “새롭게 출현하는 나노소자 및 집적회로에는 기존과는 완전히 차별화된 동작원리의 변화가 수반된다”고 설명했다.

“나노기술의 발전으로 미래 정보사회에는 인간이 외부환경과 교감하고 인식이나 타인과의 상호작용 능력을 강화시킬 것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서로 자유롭게 실감나는 대화를 할 수 있는 고도의 유비쿼터스 지능형 사회 구현도 멀지 않았다고 봅니다.”

○ 신문게재일자 : 2007/03/14    

2015년 병원 진료실.

환자가 들어오자 의사는 환자의 모든 정보를 단말로 한눈에 알아본다. RFID 리더가 태그를 읽어 환자의 정보를 의사 단말에 모두 전송했기 때문이다.

이어 의사는 환자에게 나노바이오 로봇을 삼키라고 주문한다. 로봇이 환자의 신체 곳곳을 돌아다니며 전송하는 영상을 지켜보던 의사는 ‘암’으로 의심되는 곳에 로봇을 멈추도록 명령한 뒤 조직을 떼어내 실시간 분석하고 바로 수술까지 실시한다.

모두 IT와 BT의 융합으로 가능해진 미래 진료의 모습이다.

정보통신부도 반도체 이후 우리나라 차세대 먹거리를 ‘건강한 삶, 웰빙’에서 그 해답을 찾고 있다.

미래 진료 시나리오에 들어있는 기술을 보면 이미 우리와 친숙해진 RFID가 있다. 또 로봇 자체에는 반도체, MEMS 등 다양한 IT가 필수적으로 활용된다. 로봇이 지니고 있는 이미징 기술은 외부로부터 얻는 시각 정보를 감지하고 처리하는 고성능 광영상 센서기술이 쓰여야 한다.

또 조직 검사는 마이크로 어레이 형태의 칩에서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데, 칩 위에 다양한 항체와 DNA 가닥들이 심어져 있어서 여러 질병을 한꺼번에 진단할 수 있다.

특히 10년 뒤쯤 되면 환자들의 단일염기변이까지 알아내 맞춤형 진단 치료가 가능해진다. 맞춤형 진단에는 첨단 마이크로어레이칩이 쓰이는데 현재 상용화돼 있는 바이러스 진단키트의 차세대 버전쯤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와 함께 컴퓨터 전문가 시스템은 로봇이 전송하는 영상, 분석 데이터 등을 이용해 의사의 오진을 줄이기 위한 의사결정지원을 한다. 여기에는 대용량 정보처리, 검색, 데이터 마이닝, 패턴인식 등 각종 소프트웨어 기술이 활용된다.

이 같은 미래 진료 시나리오 기술은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 부분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하고 있다.

정보통신부와 IITA가 지원하는 IT-BT 융합기술개발의 내용에는 ETRI가 수행 중인 나노바이오센서를 비롯한 다양한 정보통신 플랫폼 기반의 바이오 센서가 있다.

나노바이오센서는 하버드 대학 등에서도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항원과 항체가 결합할 때 나타나는 전기전도도의 변화를 이용한 나노 트랜지스터 기술을 이용하고 있다.

최근까지 정통부 및 IITA가 지원한 ‘바이오셔츠‘는 마라톤에서 실제 선수들에게 적용했다. 뛰는 상태에서도 심전도 측정이 95% 이상의 정확도를 지니고 있어 헬스센터, 마라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기대된다.

또 휴대폰을 기반으로 해 노령층의 낙상을 감지하여 알려주는 기술 등도 개발되고 있다.

대전= 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etnews.co.kr



◆인터뷰-박선희 박사

“IT와 BT의 융합화는 복지 분야에서 우리가 장악한 IT의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연장선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ETRI 박선희 IT-BT 그룹장은 “삶의 질 향상과 사회의 노령화 추세에 따라 IT 기반의 BT가 연구현장의 화두가 될수밖에 없다”며 “의료, 복지 시장은 규모도 엄청날 뿐 아니라 부가가치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큰 분야”라고 강조했다.

박 그룹장은 “여러 질병을 한꺼번에 알아내는 것은 물론이고 초소형 로봇이 인체 내에서 질병 탐색과 수술까지 수행하는 시대가 조만간 도래할 것”이라며 “선진국이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유도 여기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에서는 상시 건강 모니터링 연구를 비롯한 기존의 옷이나 신발 등에 심전도나 체온 센서 등을 이미 장착하기 시작했습니다.”

박 그룹장은 “IT를 BT분야에 접목한 연구개발의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우리의 강점을 세밀히 정확하게 파악하고 시장을 올바로 읽을 수 있다면 새로운 기회는 무한히 열려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 신문게재일자 : 2007/03/07    

과학기술계의 패러다임이 컨버전스로 급격히 전환되면서 IT에 기반을 둔 BT와 NT의 융합 신기술인 ‘메가 컨버전스’가 10년 뒤 우리나라를 먹여살릴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첨단 기술의 집합체인 항공우주 분야나 국방기술, 심지어 굴뚝산업에까지 컨버전스가 보편화되고 있다. IT의 메카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최문기 원장 체제 이후 R&D의 초점을 ‘융합’에 맞춰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에 전자신문은 ETRI와 정보통신연구진흥원(IITA)과 공동으로 3회에 걸쳐 메가 컨버전스의 R&D 추세를 진단하고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한다.

 미래기술의 R&D 추세는 융합이다.

 정보통신부와 ETRI, IITA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연구개발에 착수한 IT기반 융합기술이 블루오션으로 관심을 끄는 이유도 우리나라의 IT강국이라는 이미지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ETRI가 추진 중인 융합기술의 근간은 IT다.

IT 인프라와 기술이 강한 우리나라의 강점을 토대로 IT와 NT(나노기술), BT(바이오기술)의 융합기술을 선점하는데 가장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IT 기반의 융합기술은 범용적인 활용을 위한 서비스 플랫폼 개발이 관건이다. 이에 따라 ETRI는 개개의 물질이나 소재 차원이 아니라 부품 구조체들을 요구사항에 맞게 개발해 끼워 맞춤으로써 시스템이 완성돼 서비스가 구현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기존 통신서비스와 함께 오감정보와 감성정보까지 주고받을 수 있는 유비쿼터스 단말 플랫폼과 비만·스트레스 등 건강상태 측정, 암·만성질환 스크리닝, 유해생활환경 감시 등 건강하고 안전한 생활환경을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 플랫폼 등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향후 15년 뒤면 가능한 융합기술 서비스는 크게 건강과 헬스 분야, 환경과 재해 분야, 엔터테인먼트와 교육, 국방, 공공안전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IT기반 융합기술은 아직 형성되지 않은 시장의 선점을 위해 연구개발과 더불어 글로벌 표준화도 병행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바이오 데이터 표시 및 통신 표준, 유니버설 칩 관련 통신 표준 정도가 표준기구에서 다루어지고 있지만 전자의무기록 등 사회적인 융합 인프라가 구축되면 거대시장에서의 입지 확보를 위한 표준 선점이 핫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선진국의 IT기업들은 바이오칩, 헬스케어 등의 분야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데 반해 국내 융합기술 산업은 태동단계에 대한 위험성으로 기업의 투자가 소극적이라는 분석이다.



◆인터뷰-이윤종 IITA PM

 “각종 센서기술이나 바이오인포매틱스, 생체정보처리 등 다양한 IT가 개발돼야 하지만 무엇보다 사용자의 요구사항에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나라 메가 컨버전스의 정책을 만들어 R&D를 꾸려가고 있는 정보통신연구진흥원의 이윤종 IT SoC 부품 소재 및 융합기술 PM은 “경우에 따라서는 기술의 정확도보다는 사용자의 편이성, 소형화 등이 강조되는 예가 있듯 사용자의 요구에 필요한 기술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PM은 “전략서비스의 구현을 위해 도출된 플랫폼과 연계해 20개 핵심 부품소재 및 15대 원천기술 개발전략을 토대로 ‘전략분야 기술을 선점하고 초기시장을 창출하는 일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IT융합 부품소재 산업의 선순환적인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R&D도 이를 근간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 인력 양성에 대해서 이 PM은 “아직은 부족한 실정이지만 융합기술 ITRC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해부터 바이오 MEMS, 바이오 센서칩, 사용자 적응형 라이프케어 등의 분야에서 인력이 양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전= 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etnews.co.kr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 (22) 방송 미디어기업의 변화


[디지털타임스   2005-08-24 02:52:18] 

`콘텐츠 매니지먼트 전문기업`이 미래다
성열홍 CJ시스템즈 E&M사업본부장

디지털 컨버전스는 방송미디어 산업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가. 디지털 환경에서 시청자는 미디어를 어떻게 이용하게 될 것인가. 향후 통신사업자는 방송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이 같은 이슈가 최근들어 방송업계의 뜨거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컨버전스 시대에 급변하는 시장환경에서 변화의 흐름을 잘못 읽어 변신을 소홀히 할 경우, 방송 미디어 기업은 시장 점유율ㆍ투자ㆍ 마케팅ㆍ재무에 이르기까지 명암이 크게 바뀔 수 밖에 없다.

델 컴퓨터의 마이클 델 회장은 디지털시대의 변화에 대해 "TV를 만드는 사람은 TV가, PC를 만드는 사람은 PC가, 휴대폰을 만드는 사람은 휴대폰이 컨버전스의 중심에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진짜 중심은 소비자이며, 이들에게 진정한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만이 살아 남을 것이다"고 설파했다.

야후의 창업자인 제리양은 "지금은 개인화 시대다. 얼마나 개개인의 요구와 편의에 능동적으로 맞춰 나갈 수 있느냐가 미디어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의 생존 전략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즉, 디지털 컨버전스시대에 정말로 중요한 것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며,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콘텐츠를, 원하는 플랫폼을 통해 소비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이라는 뜻이다. 이런 시공간을 극복한 유비쿼터스 미디어 환경에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하기 위해 방송과 IT의 결합은 이제 필수불가결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방송산업과 IT의 결합〓방송은 IT와 결합을 통해 주문형비디오(VOD), TV포털, 웹 캐스팅, 데이터방송,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인터넷프로토콜(IP)TV, 네트워크 개인녹화장치(PVR), T―커머스와 같은 새로운 융합서비스를 태동시키고 있다. 과거 방송, 통신, 인터넷 산업은 콘텐츠와 패키징, 전송, 단말 분야에 있어 수직적으로 통합된 형태로 발전돼 왔다. 하지만 디지털 컨버전스 환경에서는 방송과 통신이 융합된 서비스, 콘텐츠와 솔루션의 융합형 서비스, 주문형 서비스에 대한 욕구가 점차 커진다.▶그림 1참조

앞으로 방송사업자들은 더욱 복잡한 유통채널과 유비쿼터스 환경을 대상으로 콘텐츠를 신속하게 재가공ㆍ변환해 효율적으로 공급해야 하며, 디지털자산관리시스템(Digital Asset Management System)의 개념을 도입해 브랜드 포트폴리오의 최적화와 자산 활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지금까지 많은 콘텐츠 미디어기업들이 미디어 복합기업(Media Conglomerate)을 성장 목표로 추구해왔으나 이제는 개방형 미디어에 적합한 콘텐츠 매니지먼트 전문기업에서 미래비전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래의 소비자들은 콘텐츠를 소비함에 있어 점차 브랜드에 의존하는 경향이 낮아질 것이고, 가격과 품질이 더 중요한 선택 요소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개방형 미디어 시대의 기업 변화〓디지털 컨버전스의 진화로 미디어는 현재의 멀티미디어에서 개방형 미디어시대로 패러다임을 맞고 있다. 미디어 진화과정을 나눠보면 아날로그 미디어 시대, 빅미디어(Big Media) 시대, 멀티미디어 시대, 개방형 미디어(Pervasive media, Open Media) 시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아날로그 미디어시대는 미디어 회사가 이용자와의 계약에 따라 일방으로 콘텐츠를 보내주는 `푸시(push)'형 방송시스템의 시대다. 빅미디어 시대는 양방향성은 가능하지만 비즈니스 모델은 아날로그시대와 큰 차이가 없는 단계이며, 미디어 형태는 비디오 테이프, DVD 등을 들 수 있다. 멀티미디어 시대란 여러 채널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엔터테인먼트가 제공되는 형태로, 케이블TV, 위성방송, DMB, PVR 등이 해당된다. 다음세대로의 미디어 진화가 바로 개방형 미디어 시대다. 이 때는 미디어 기업과 이용자가 항시 연결돼 소비자들이 공간과 시간을 넘나들며 미디어를 이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하는 단계다. 개방형 미디어 시대의 미디어 기업은 멀티플랫폼과 유비쿼터스 환경 등에 적합한 콘텐츠로 재가공, 변환해 제공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애플사의 아이튠즈(iTunes)는 이종 플랫폼간의 연결이 가능하다는 디지털 속성을 이용, 이종단말기간 음원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프로젝트를 사업화함으로써 성공을 거뒀다. 이처럼 방송사업자도 이종 매체, 이종 플랫폼과의 결합을 통해 콘텐츠 사업의 범위를 넓혀야 하며, 확보한 가입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부가사업의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개인형ㆍ이동형ㆍ유비쿼터스 미디어 시대의 기업 변화〓디지털기술이 보편화되면서 미디어 소비자의 행동 양식과 소비형태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진보된 기술로 인해 미디어의 형태와 상관없이 콘텐츠에 대한 접근이 보다 쉽고, 유연한 환경으로 바뀌었다. 이 결과 디지털콘텐츠는 점차 개인화(Personalized), 이동성(Mobilized), 양방향성(Interactive), 축약형(Digested)에 대응할 수 있는 추세로 발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디어 제공자와 소비자의 관계도 변화하고 있다. ▶그림 2참조

아직까지 가정의 거실에 놓인 TV는 가족 공동의 소유물이어서 공동 시청의 대상이다. 하지만 휴대전화와 결합한 DMB는 오로지 나만의 공간에서 나만이 즐기는 개인형 TV다. 이로 인해 TV 시청 형태는 가족시청과 같은 집단시청에서 개인시청으로 사유화(私有化)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디지털 케이블TV에서는 과거 패키지 판매에 의한 월별 수신료 징수 방식에서 VOD 등 낱개 또는 일정량의 콘텐츠를 소비자가 선택해 구매하는 방식이 병행되고 있다. 또한 미국에서 인기리에 보급 중인 PVR(DVR)은 저장 시청방식을 제공함으로써 방송사와 시청자의 관계를 비선형적 관계로 변화시키고 있다. 방송사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모든 시청자는 동시에 시청해야 하지만 PVR은 동일한 프로그램이라도 시간이동(Time shifting)에 따라 시청하는, 개인적ㆍ비선형적 시청 경험을 확대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PVR은 `주파수 대역폭을 능가하는 콘텐츠 제공 용량 확대(More Bandwidth)' `홈네트워크 기기와의 용이한 결합(Easier Home Networking)' `보다 많아지는 저장용량(Fatter Disk Drivers)' 등에 강점을 갖고 있다. 대표적인 PVR 사업자인 티보(TiVo)에서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서비스의 경우, 케이블 채널과 브로드밴드 서비스, 영화프로그램 대여, 극장 상영정보, 온라인 DVD 쇼핑몰 링크 등을 통합화면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즉, 케이블과 온라인을 모두 포함한 일종의 TV포털 개념의 서비스를 지향한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소비자들은 TV로 인터넷을 할까 PC로 TV를 볼까를 고민하는 시대가 됐다. 32인치 대화면이 탑재되는 고화질 PC가 등장하고 있고, TV도 인터넷 접속 기능이 강화돼 맞대응을 할 태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윈도 미디어센터 PC를 홈엔터테인먼트 게이트웨이로 설정, X박스ㆍ디지털카메라 등 주변기기들을 불편함 없이 연결해 사용토록 하고 있다. 또한 음악이나 TV쇼, 사진, 동영상들을 즐길 수 있도록 함으로써 유비쿼터스 미디어를 지향하고 있다. DTV를 생산하는 가전업체 역시 초고속인터넷망과 연계한 DTV포털을 제공하기 위한 솔루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아이스크린(iScreen), 파나소닉의 T나비(T―Navi), 소니의 소넷(So―net) 기반의 TV 포털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모바일 포털, PC포털 그리고 통신업체가 IPTV를 제공하는 TV포털과 같이 DTV포털을 제공함으로써 디지털 AV 기기 판매 증진 및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다.

◇디지털 컨버전스와 다이버전스=디지털 컨버전스라는 개념은 한 점으로 모이는 융복합의 의미이지만 한편으로는 여러 곳으로 갈라진다는 다이버전스(divergence)의 상대적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즉, 디지털 컨버전스로의 진화과정에 따라 다이버전스가 수반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휴대폰에 시계와 카메라, MP3 더 나아가 DMB 서비스가 가능한 복합화기능 제품이 제공되면서 그 동안 특정 플랫폼 또는 개별 단말기에 종속되던 서비스는 분화돼, 이용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 준다. 지상파에서 케이블TV, 디지털위성방송에 이어 IPTV로 플랫폼이 진화되면서 서비스 시장은 분화되고 있다. 특히, 통신사업자들이 주축이 돼 추진하는 IPTV는 광대역통합망(BcN)을 통한 유무선통신과 방송을 결합해 U―라이프 실현을 기치로 내건 만큼 홈네트워크와 결합되면 미디어시장의 질서를 흔들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기존 미디어 사업자들은 이러한 신규 시장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서 기존시장을 빼앗길 수도 있으며, 반대로 다이버전스 시장까지 참여해 더 큰 시장을 확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국내 영화 산업의 경우 복합상영관의 확대에 따라 극장수입은 증가했지만 PC를 통한 불법 다운로드가 성행하고, 극장으로 소비자가 몰리면서 과거 호황을 누렸던 비디오나 DVD 시장이 크게 위축해 전체 영화시장은 크게 성장하지 않았다. 음반시장의 경우 다운로드로 음악을 즐기고 파일을 전송할 수 있는 MP3나 PMP(Personal Media Player)와 같은 다양한 디지털 복합기기들이 등장하면서 이 분야의 음악시장은 성장하였지만 전통적인 음반시장은 고사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의 미디어 산업의 미래 예측이 얼마나 어려운지 짐작할 수 있다.

◇방송미디어 사업자의 성장 방향〓앞으로 소비자에 대한 가치 제공이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의 핵심적인 성공 요소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동일하거나 유사한 콘텐츠를 선택할 수 있는 플랫폼을 더욱 많이 접하게 될 것이다. 미래 소비자들이 콘텐츠를 소비할 때는 현재와 같이 특정 방송사나 플랫폼의 브랜드에 크게 의존하는 경향이 점차로 낮아지고 가격과 품질이 결정적인 선택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영화ㆍ방송ㆍ엔터테인먼트 복합기업인 디즈니의 경우에는 콘텐츠의 질, 배급ㆍ전송기술, 해외사업을 최우선 경영목표로 설정하고,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DVD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그 대신, 휴대폰 등 이동성이 높은 단말기를 대상으로 콘텐츠를 전송하는 디즈니 모바일 사업모델을 중점적으로 개발해 내년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이같이 디지털 컨버전스에 의해 통합되고 또는 분화되는 시장에 얼마나 능동적으로 제대로 대응하느냐 여부에 따라 미래에도 방송미디어 기업이 성장을 지속할 지 판가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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