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문화일보에 게재된 글입니다.
모든 권리는 문화일보에 있음을 알립니다.
---------------------------------------------------------------------------

1000만송이 꽃향기에 취한다  
(::충남 아산에 국내최대 1만5000평 꽃식물원 문열어::)

“1000만 송이 꽃내음에 취해 보세요.” 제주도 여미지 식물원을능가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꽃 식물원이 최근 충남 아산시 도고면에 개장돼 상춘객들을 맞고 있다. 유리온실로 된 ‘세계 꽃 식물원’에는 세계 각국의 꽃 1000여종 1000여만송이가 형형색색의화려한 자태와 아름다운 향기를 자랑한다. 이 지역 13가구 화훼농가가 공동운영하는 ‘아름다운 정원 영농법인’이 1만5000평의 화훼단지를 네덜란드식 가든센터를 본떠 1년여의 작업끝에 리모델링했다. 체험형 관광을 즐길 뿐만 아니라 생산자와 소비자가직접 만나 화훼를 산지가격으로 직거래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식물원 운영책임을 맡고 있는 남기중(48)원장은 “원색에만 치우친 편협한 국내 꽃 문화에 다양성을 불어넣고 농민과 소비자 둘다 피해만 보는 화훼시장의 잘못된 유통체계를 조금이나마 개선시켜보고자 이런 시설을 만들게 됐다”고 개관취지를 설명했다.


유리온실중 관람객들이 맨먼저 들르게 되는 700평 규모의 세계동백관에는 140여 품종의 다양한 동백나무 5000여 그루가 빨강,핑크, 흰색 등 다양한 빛깔의 꽃망울을 이제 막 터트리고 있다.


이 식물원의 백미라 할 수 있는 2000평 규모의 초화품종관과 구근(알뿌리)관에는 튤립과 수선화, 페라고늄, 팬지, 제라늄 등 형형색색의 꽃들이 저마다 향기를 내뿜으며 꽃박람회장에 온듯한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전시된 구근류만 200여종이 넘는다.


“튤립도 종류가 120가지가 넘어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단순히유통업자들의 편의에 의해 빨강, 노랑 등 원색 위주 색상으로만단순화돼 유통되고 있어요. 기술력이 뛰어난 화훼농이 다양한 품종을 개발해도 시장에서는 취급조차 하지 않습니다.”남 원장은 발레리나, 퀸 오브 나이트, 재클린, 피치블로섬 등 갖가지 형태의 튤립의 아름다움과 향기의 특징을 신나게 설명하다가도 중간중간에 왜곡된 화훼시장의 현실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출하가격과 소비자가격이 3배나 차이가 나는 유통구조와 국제시장 추세를 따라가자 못하는 소품종 다량생산 방식이 한국 꽃산업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13명의 조합원 대부분이 대학에서 원예학을 전공한 엘리트 화훼농들인 이들은 국내에도 화훼농과 소비자들이 직접만나 체험형관광도 즐기고 직거래 장터도 열 수 있는 네덜란드식 가튼 센트룸(가든 센터)을 만들기로 뜻을 모았다. 시민들이 꽃을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도록 전시의 초점을 맞췄다.


건국대 원예학과를 졸업한뒤 종자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수백차례화훼선진국을 돌아다녔다는 남원장이 원서를 구해 실내정원 설계부터 시공까지 직접 해결했다.


“우르르 몰려다니며 하는 벚꽃관광식 관람문화가 제일 질색입니다. 천천히 꽃을 즐기며 향기를 맡을 수 있도록 전시관의 구조를구불구불하게 했고 오감으로 꽃을 보고 느낄 수 있도록 관람객들의 눈높이에 꽃들을 배치했습니다.”전시뿐만 아니라 꽃과 화분들을 시중가격보다 40%정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기도 한다. 3년전부터 일반인들을 위한 화훼교육 전문 사이트(www.goodflower.com)도 운영하고 있다. 세계 꽃 식물원 입장 요금은 5000원(청소년 4000원, 어린이 3000원). 하지만관람객 모두 개당 3500원짜리 화분을 주기 때문에 실질적인 입장료는 1500원밖에 안된다.


아파트에 사는 도시민들이 반평짜리 정원이라도 가꾸는 여유를갖는다면 우리나라도 네덜란드 못지 않은 아름다운 나라가 될 것이라는 남 원장은 “돈을 벌기 위한 시설은 아니며 단지 시민들에게 올바른 꽃문화와 다양한 세계의 꽃을 소개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041-544-0747 아산

                                                          김창희기자chkim@munhwa.co.k  문화일보   2004-04-06 11:58:08  


* itislord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5-04-24 14:2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