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애끊는 모정과 의사들의 끈질긴 투혼이 희귀병으로 죽어가는 호주의 2살바기 아기를 처음으로 살려냈다.

‘베이비 Z’는 지난해 5월 생후 60시간이 지나자 심한 발작증세를 보였다. 어머니는 딸이 몰리브덴인자 결핍증(MOCS)에 걸려 수개월내 사망할 것이라는 청천벽력같은 진단을 접해야 했다. 호주에서 1백만명 중에 한명이 걸리고, 전세계에서 100명 정도의 환자가 보고된 MOCS는 독성 아황산염이 증가해 뇌가 녹아들어가는 희귀 유전자 결핍 질병이다. 지금까지 아무도 이 병을 피해간 환자는 없었다. 

그러나 어머니가 이에 굴할 리도 없었다. 롭 지아넬로라는 생화학자를 수소문해 도움을 요청했다. 이 학자는 독일에서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용 약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 콜로그네 시에서 멜버른으로 급히 공수했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아직 임상실험을 해보지도 않은 것이 걸림돌이었다. 의료 윤리에 어긋날 뿐 아니라 법원이 허가해줄리가 만무했다. 아기의 병은 시간이 갈수록 악화됐다. 그러나 굴하지 않고 병원과 법원을 뛰어다니며 설득한 끝에 수년이 걸릴 것을 2주만에 모든 절차를 완료했다. 

cPMP라 불리는 이 실험약을 처음 투여받은 아기의 아황산염 수치는 몇시간만에 3분의2가 줄어들었고 3일만에 정상으로 회복됐다.베이비 Z는 치료를 받기 전까지는 신체발달이 느렸으나 이제 말을 하기 시작하고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주치의 알렉스 벨드만은 “놀라울 뿐”이라면서 “우리는 이제 전세계에서 이병으로 고통받는 다른 생명들도 살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베이비 Z에 이어 독일에 사는 베이비 P도 이 이약 치료를 받고 급격히 호전되고 있다고 벨드만은 전했다. 

어머니는 “용기아니면 죽음 두 가지 밖에 없어 용기를 택했다”고 말했다. 베이비 Z는 호주에서 이제 기적의 아기로 불린다고 AFP통신은 5일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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