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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표 이상네트웍스 대표

우리 회사에는 젊은 여자 부장 P가 있다. 나이는 만 30세. 대학졸업 후 6년 동안 한 회사에서만 일했다. 창업 2년 만에 회사가 어려워 서울에서 경기 안산 시화공단으로 옮겼을 때도 묵묵히 따라와 열심히 했다. 하루 출퇴근 3시간, 매일 왕복 100㎞의 출퇴근 거리를 감수했다. 최종 학력은 대졸. 그 흔한 석사학위도 없다. P가 상장회사의 부장이 된 것은 지난해, 만 29세 때 일이다.

  또 우리 회사에는 만 35세 된 남자 과장 C가 있다. 나이로 보면 과장 정도는 당연히 할 만하다고 생각되지만 사실 사회경험이 3년 조금 넘는 초병이다. 지방대학을 나와 유학에 실패하고 30세를 훨씬 넘긴 나이에 회사에 지원했다. 그때 C는 “다시 시작하게만 해주십시오. 열심히 한 뒤에 다시 평가받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열심히 했다. 항상 남보다 두 배는 하는 것 같았다.

 이런 유형의 인재들이 우리 회사에는 꽤 많다. 특히 우리 회사에는 여성의 비율이 높다. 회사가 2000년에 설립되고 2001년 벤처 거품이 빠지던 시절, 우리는 시화공단으로 이사 갔다. 월세 200만원으로 좋은 사무실을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때 가장 힘들었던 것은 인력 리쿠르트였다. 회사를 키우려면 사장보다 훌륭한 인재를 뽑아야 하는데 그게 힘들었다. 지역적으로 안산 시화공단에 있다 보니 인재구경은 ‘하늘의 별 따기’였다. 그때 나는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대학이 있는 줄 처음 알았다. 그래서 우리는 여성을 선호했다. 아무리 똑똑한 여성이라도 우리나라에선 남자보다 기회가 적은 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이를 거꾸로 이용해 여성에게 좀 더 많은 기회를 주면서 P와 같이 능력 있는 여성인력을 많이 뽑은 것이다.

 서울 유명대학 법대를 나와 고시공부를 하다 취업기회를 잃은 20대 후반의 여성인재도 있었다. 이 사람은 면접 때 자신의 처지가 ‘길거리에 버려진 쓰레기 봉투’와 같았다고 했다. 하지만 이 인재는 지금 B2B업계에서 내로라하는 프로세스 기획자가 되어 있다.

 남자 직원들도 C와 같은 경우가 많다. 인생에서 항상 옳은 선택만 하면서 편안하게 잘 살아온 사람이 드물다. 인생에서 잘못된 선택을 하는 바람에 한때 고생 많이 한 사람, 능력은 넘쳐 흐르는데 인생 초기에 잘못된 길을 가다가 출구를 못 찾은 사람이 많다. 출발은 늦었지만 가슴이 뜨거운 사람들을 우리가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 ‘외인 구단’이라고 부른다. 그게 우리 회사의 인사 원칙이 됐다. 이른바 ‘三無原則(삼무원칙)’. 우리에겐 남녀의 차별이 없고, 나이의 많고 적음이 직급과 관련 없으며, 학력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업 담당자는 1년에 5만㎞ 이상을 운전하기도 한다. 고속도로 통행권 사용금액이 월 40만원이 넘는 사람도 많다. 어떤 사람은 일주일에 사흘 이상을 지방에서 잠을 잘 정도로 출장을 밥 먹듯이 다닌다. 그런데 이들의 얼굴은 항상 맑다. 전화를 받으면 항상 ‘솔’ 톤으로 즐겁게 받는다. 이런 문화가 ‘이상네트웍스의 DNA’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동영상을 검색하다가 애플사 CEO인 스티브 잡스의 스탠퍼드대 졸업식 연설장면을 본 적이 있다. 입양아이면서 대학 중퇴자인 불행한 삶의 이력, 자기가 오너인 회사에서 쫓겨난 치욕스러웠던 사건, 암 판정을 받으면서 인생을 새롭게 생각한 일 등등을 담담하게 털어놓는 연설이었다. 그는 “Stay hungry, stay foolish(항상 갈구하면서, 우직하게 살아가라)”라는 말로 연설을 마쳤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가슴에서 하고 싶어 몸부림치는 일을 우직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이 동영상을 회사 월말 경영회의 시간에 우리 직원들과 함께 보았다. 우리 직원들은 14분 정도 되는 동영상을 숨죽이며 봤다. 그리고 동영상이 끝나자 많은 사람이 박수를 쳤다. 아마 자기 이야기 같다는 생각을 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본인의 이야기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어쨌든 우리 회사에는 이런 연설을 듣고 가슴이 뜨거워지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 고맙다. 우리 회사가 앞으로 큰 대기업이 되더라도 이런 문화가 우리의 DNA로 영원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원표 이상네트웍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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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보고있는 전자신문 어제꺼를 읽다가 발견한 기사입니다.
정말 제 가슴을 팍 치는듯한 기사였습니다.

인생의 여러 문제 중 선택에 관한 부분에 대해 정말 잘 예를 들어주는, 또한 스티브잡스의 스탠퍼드대 연설이라는 좋은 소스까지 제공해주니 금상첨화였습니다.

사실 저도 요즘 여러가지로 고민이 많습니다. 정말 내가 선택한 이 길이 정말 맞는 것인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이것(아... 그것말입니다. 바로 그것)이 정말 바른 선택인가?...
현재 지금 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아니, 앞으로 매일매일마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오늘,내일, 이번다, 또 그다음달, 올 1년 2년........

요즘 정말 저에게 지혜가 얼마나 없는지 실감하고 있습니다. 제가 얼마나 지혜없이 미련한 삶을 살아왔는지....
정말 답답한 마음입니다. 없는 지혜로움이 원한다고 생기는게 아니지 않습니까?!!!
요즘들어서는 솔로몬이 왕위에 올라서 하나님께서 무엇을 원하는지 물으셨을 때 다른 무엇보다 "지혜"를 구한 것이 조금은 이해됩니다.
요즘 월단위로 계속 돌아가면서 매일 잠언을 한장씩 읽고 있는데...ㅎㅎㅎ 그래도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아, 하나님!
나의 하나님, 나의 아버지여....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저를 긍휼히 여기소서...
저에게 지혜를,명철과 총명을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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