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정말 맘이 않좋습니다....

그동안 보수입네 하면서 전 정권에 대해 좌파라고 물러가라고 말하던 이들은 다 반성해야 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앞으로 다시는 스스로를 보수라고 주장해선 않됩니다.

무엇보다 그동안 보수라며 정치적 색을 드러내다가 이 문제에 대해선 침묵으로 일관하는 목회자들도 통렬하게
반성해야 합니다.

아.. 정말 나라가 걱정됩니다.
앞으로도 4년간이나 이런 근심걱정을 이어가야 하는 심정이 괴롭습니다.

어디 이것 뿐입니까...대학입시,초중고 교육, 서민경제, 중산층 살리기 등등등....
돈 없는 건 니죄지 내 문제가 아니라는 식의 태도를 보면 정말 먹고사는 것 자체가 걱정스러워 집니다.


제2 롯데월드 허가에 꿀먹은 벙어리
자칭 '보수'는 국가안보 말할 자격 없다
[주장] 김성전 국방정책연구소 소장
09.04.01 11:12 ㅣ최종 업데이트 09.04.01 11:12 김성전 (pilotksj)

정부가 555m 초고층 빌딩인 잠실 제2롯데월드의 건축을 3월 31일 최종 허가했습니다. 하지만 야당은 정부가 신축을 허가하는 과정에서 비행안전에 대해 부실하게 검증했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공군장교 출신이자 전 공군조종사이기도 한 김성전 국방정책연구소 소장이 오마이뉴스에 글을 보내왔습니다. <편집자말>

  
잠실 제2롯데월드 신축 이후 성남 공군기지(서울공항)에서의 항공기 이착륙 안전성 문제를 검토하기 위해 2월 3일 국회 국방위원회가 연 공청회에서 김성전 국방정책연구소장이 비행안전상의 문제를 들어 신축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 남소연
김성전
 
국가안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공군 비행장

 

태평양전쟁 당시 미국과 일본은 태평양의 많은 섬에서 군용비행장을 확보하기 위해서 피비린내 나는 전투를 벌여야 했다. 거함거포의 시대가 끝나고 항공력의 시대를 여는 중요한 전쟁이었다.

 

태평양 사령관이었던 맥아더는 소위 개구리 뜀뛰기 작전을 수행하면서 태평양상의 섬들에 구축한 일본군들의 기지를 장악했다. 괌, 사이판, 과달카날, 유황도, 오키나와 등에 이르는 모든 전투는 군사공항을 확보하면서 거둔 전쟁의 승리였다. 그 공항들은 일본 본토를 공격할 B-29 폭격기를 운영하기 위한 것이었다. 

 

도버 해협을 사이에 두고 연합군 공군과 독일 공군의 공중전에서 영국은 방어적 공중전을 구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도버 해협 가까운 곳에 비행장을 확보하지 않고 싸웠던 독일 공군기들은 귀환연료 부족으로 인해 항공전쟁에서 실패하고 만다.

 

이스라엘이 아랍과 벌인 1차 중동전에서 결정적으로 승리한 것은 선제 기습 작전을 통해 아랍권 국가들의 비행장을 무력화시킨 결과였다.

 

영국과 아르헨티나가 벌인 포클랜드 전쟁은 비행장을 확보한 측이 승리한 전쟁이었다. 초기 전투에서는 아르헨티나가 승리했지만, 포클랜드 섬에 있는 비행장을 영국이 탈환하면서 전쟁은 영국의 승리로 끝났다.

 

2차례에 걸친 이라크 전쟁은 미군이 공군력에 의해 전쟁의 우세상태를 확보한 다음 지상군을 투입하여 승리한 것이었다. 그러나 2차 이라크 전쟁 중 터키가 공군 비행장의 제공을 거부함으로써 작전에 상당한 차질을 초래했다.

 

현대 전쟁을 통해서 수도 없이 공군 비행장의 중요성은 입증된다. 따라서 선진국 군대에서 불문율이 있는데 그것 중의 하나는 공군 비행장의 안전과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는 결코 타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2롯데월드 조감도.
ⓒ 롯데
제2롯데월드

국가안보를 허무는 군 면제 대통령. 사실 군통수권자의 군 면제 여부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서울시장시절 자신이 품었던 아집을 실현하기 위해 공군총수를 교체하면서까지 제2 롯데월드 건설을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면서 필자는 몰매를 맞는 한이 있더라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맥아더에 이어서 연합군 사령관에 취임했고 한국의 휴전협정에 서명했던 마크 클라크 대장이 그의 저서 <다뉴브강에서 압록강까지>에 쓴 내용을 보면 "전술에 능숙치 못한 한국군 사령관들은 수시로 해야 될 긴밀한 공군 지원요청을 하려 들지 않았다. 이것은 그런 전술에 익숙치 못하였다든가 또는 지원 요청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공군의 지원요청 그 자체를 그들의 체면손상으로 보았기 때문이다"라는 내용이 있다. 여기서 필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두 가지이다. 공군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는 베테랑 군인의 태도와 한국군 육군 장교들이 갖고 있던 체면손상이라는 단어이다.

  

클라크 대장이 한국전쟁 당시 한국 육군장교들의 잘못된 아집을 표현했던 것과 같은 모습이 오늘날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에게서 나타나는 것 같다. 국가 지도자로서 자신이 생각했던 아집을 포기하면 체면손상이 된다고 보는 것 같다. 아마 병역문제와 관련된 강한 콤플렉스를 갖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서 대통령이 되었는데 자신이 보기에 아무것도 아닌 일을 가지고 공군 장군들이 감히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공군 장군들을 굴복시키고 나니 이제는 두려울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드는가 보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이 모르는 것이 있다. 지금 대통령 앞에서 제2 롯데월드가 건설되어도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공군 장군들은 결코 공군의 주인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공군의 주인은 공군의 낮은 계급에 있는 대다수의 말 못하는 장병들이며 국민이다.

 

필자가 만난 대부분의 공군 장교들은 사석에서 제2 롯데월드의 부당성을 이야기한다. 제2 롯데월드가 건설되고 나면 성남기지는 폐쇄의 길로 간다고 말한다. 군 면제자 대통령의 귀에는 이러한 말들이 전해질 리가 없다. "군 지휘관들이 전시의 위급상황 하에서는 두려움이 없다가도 평시의 행정적인 위기에 처했을 때는 겁쟁이가 된다. 그리고 평화 시에는 대단히 훌륭한 능력을 가진 전사형 군인들이 너무나 많이 군을 떠나고, 정치형 군인들이 남는다"는 <전쟁수행론>(How to make war)의 저자 제임스 F. 더니간의 말을 군 면제자들은 절대 이해할 수 없다.

 

  
잠실 제2롯데월드 신축 이후 성남 공군기지(서울공항)에서의 항공기 이착륙 안전성 문제를 검토하기 위해 2월 3일 국회 국방위원회가 연 공청회에서 이진학 전 공군기획관리참모부장이 비행안전상의 문제를 들어 신축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 남소연
제2롯데월드

 

함량미달의 용역보고서와 대국민 기만

 

최근 국무총리실이 주도한 안전평가 용역보고서는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매우 허술한 보고서이다. 조금 혹평을 하자면, 엉터리 보고서를 가지고 국가안보의 초석이 되는 공군기지의 안전을 위협하는 초고층 건물을 허가해 주기 위한 근거로 삼는 것을 보면 대국민 기만행위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필자는 용역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참가한 교수를 잘 알고 지낸다. 중간 보고서를 국회를 통해서 받고 전화를 했더니 자신은 보고서를 지금 처음 보고 있다는 것이다. 용역 보고서 작성에 공식적으로 참석하는 대학교 교수가, 중간 보고서가 국무총리실에 제출된 후 보완요구를 받고서야 처음으로 보고서를 본다는 것은 각본에 의해 이루어진 용역이라는 것을 쉽게 알게 하는 것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최종보고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민간인 전문가라고 초대받은 3사람 중 2명은 롯데로부터 공식적으로 2억 5천만 원의 돈을 받고 제2 롯데월드 건설에 찬성해온 항공우주법연구소의 소장과 이사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 중 신성환 예비역 공군대령(공사 26기)은 항공우주법연구소 소장 자격으로, 그리고 신성환 소장 밑에서 이사를 맡고 있는 이강윤 예비역 공군 중령(공사 29기)은 플라잉 클럽 단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것이야말로 대국민 기만극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두 사람은 2008년 12월 8일에 있었던 컨퍼런스에서도 같은 직함을 사용해서 마치 서로 다른 단체를 대표한 전문가 행세를 하고 있다. 같은 사무실에서, 롯데로부터 돈을 받고 일하는 용역회사의 대표와 그 직원이라는 것을 조금만 확인하면 알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확인 없이 초빙한 국무총리실의 처사를 보면 그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당신의 부하가 아니다"

 

  
잠실 제2롯데월드 신축 이후 성남 공군기지(서울공항)에서의 항공기 이착륙 안전성 문제를 검토하기 위해 2월 3일 국회 국방위원회가 연 공청회에서 박연석 공군 15혼성비행단장이 신축 찬성 의견을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박연석 공군 15혼성비행단장, 조진수 한양대 교수, 기준 롯데물산 사장, 김성전 국방정책연구소장.
ⓒ 남소연
제2롯데월드

 

필자는 국회국방위가 주최한 국회 공청회에 참석하면서 제2 롯데월드 건설허가에 앞장선 공군 수뇌부로부터 3번의 전화를 받았다. 첫째, 공군 선후배들끼리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어서는 안 된다. 둘째, 공군 전술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말아 달라. 셋째, 참여정부의 안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말아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때 필자가 말할 수 있었던 것은 "나는 당신의 부하가 아니다"라는 다소 거친 표현을 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이러한 것들은 공개하지 말아야 하지만, 공군의 외압으로 공청회에 참석하지 않은 공군 선배 장군들의 모습을 보면서 공개할 수밖에 없다.

 

얼마 전 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님은 군부독재시절 독재의 칼날 앞에서 말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누군가 말해 주어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침묵하기에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말씀을 남기셨다. 필자도 마찬가지 심정이다. 필자도 누군가 말해야 하기에 말한다. 빨리 벗어나고 싶다.

 

롯데는 국적을 분명히 하라

 

필자는 민항기 조종사 시절 일본의 여러 공항을 가보았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절차가 잘되어 있는 나라이다. 과연 일본 자위대 공군 비행장의 똑같은 위치에 제2 롯데월드와 같은 높이의 건물을 짓는다면 일본의 국민들과 우파가 어떤 행동을 벌일지 매우 궁금해진다. 필자는 일본에서는 절대 불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이러한 일을 일본에서 롯데가 강행하다가는 일본 극우파들이 9·11과 같은 테러를 롯데그룹에 가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필자는 클라크 대장의 말을 다시 인용한다.

 

"일본 치하에 있던 한국 관리들과 마찬가지로 일본 지배하의 한국 군인들도 그들의 조국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충분히 배우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었다. 비록 그들은 일본군에 속하기는 했지만 높은 계급에 오를 수 없었으며, 지휘관이 되는 일급 훈련도 받을 수 없는 비극의 주인공들이었던 것이다. 일본은 이들 유능한 한국인들을 독립적인 인간이 아니라 의타적인 무능력한 인간으로 만들려 했던 것이다. 이것이 그들의 식민 정책이었다. 한국인은 식민지 백성으로서의 처절한 경험을 해야 했다."

  

롯데의 신격호 회장은 이제 자신의 정체성을 밝혀야 한다. 한국의 공군 장교들을 비극의 주인공으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 한국의 공군 장교들을 독립적인 인간이 아닌 의타적이고 무능력한 집단으로 만들려 하지 말라. 한국을 국적이 불분명한 당신의 식민지로 만들지 말라. 당신 그룹의 아들들이 한국에서 병역을 필했는지 묻고 싶다.

 

한국의 보수여, 그대들의 정체성이 시험받고 있다

 

  
이상희 국방부장관이 2월 16일 국회 외교·통일·안보에 관한 대정부질문에서 제2롯데월드 건축시 비행 안전문제에 대한 최영희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이상희

제2 롯데월드 건설허가와 관련해서 한국 보수세력의 정체성이 탄로났다. 그들이 말하던 안보는 정치권력을 잡기 위한 수단이었고, 친일파들이 내세운 한반도 분단정책의 연장선이었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다.

 

이번 제2 롯데월드 건설허가 과정에서 김용갑 전 국회의원만이 진정한 보수였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래서 가장 진보적인 정당의 심상정 의원도 김용갑 전 국회의원을 가장 존경하는 의원으로 꼽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정말 지겹도록 보수의 집결을 주장하고 안보 논리를 내세웠던 조갑제씨는 김용갑 의원과는 달리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제2 롯데월드의 건설허가에 대해 정부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그답지 않은 논리를 폄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고야 만 것이다. 이제 조갑제씨는 국가안보를 논할 자격이 없어졌다.

 

차라리 제2 롯데월드 건설허가과정에서 나타난 소위 보수세력들의 몰염치한 기회주의적 안보관은 앞으로 한국이 이념 논쟁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길을 연 것이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진보세력, 집권하고 싶으면 국가안보에 관심 갖기 바란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한국인들은 그동안 알지 못했던 미국의 정치구도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 오늘날 진보로 분류되는 미국의 민주당과 보수로 분류되는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에게 가장 강조되는 부분은 국가안보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취약점을 인정하고 공화당의 국방장관을 그대로 유임시키기까지 했다.

 

한국의 진보 세력들은 국가 안보 문제만 나오면 고개를 돌려 버린다. 아니면 극단적 평화주의로 흘러 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보수세력으로부터 좌파 빨갱이 소리를 듣는 것이다.

 

국회 국방위 공청회 후 롯데물산의 기준 사장은 좌파 빨갱이들이 국가안보 운운하는 것을 보면 끝난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했다. 정말 있을 수 없는 이야기가 대그룹의 사장이라는 사람의 입에서 나온다는 것은 그동안 진보세력들이 얼마나 국가안보에 대해 무관심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진보건 보수건 적어도 국가의 수권정당이나 세력이 되려면, 국가안보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기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군부독재시절 소위 운동권으로 분류되던 사람들이 정치권의 중진이 된 현실에서 국가 안보와 관련된 이야기만 나오면 군복무 면제를 핑계로 뒤로 빠져 버리고 만다. 이것은 잘못된 처사이다. 시대적 상황에 의해 군대를 갈 수 없었다면 지금이라도 공부하면 되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개입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군부를 적대시하거나 무관심하기보다는 그들을 더 이해하려고 해야 하고 더 많은 대화를 통해 서로가 알아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제2 롯데월드 문제는 매우 중요한 기회였는데 대다수 진보 정치인들의 무관심 속에 사라질까 두렵다.

 

사법부에 마지막 기대를 건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국민원고단을 구성하여 행정소송을 통해 저지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필자는 이 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반드시 실행될 수 있기를 빈다.

 

한나라당이 참여정부시절 행정수도 이전을 헌번재판소의 위헌 결정을 통해 저지했던 것과 같은 방법을 통해 저지해줄 것을 기대한다. 행정수도 이전을 헌번재판소는 관습법이라는 논리로 위헌판결했다. 이에 비하면 제2 롯데월드 허가 문제는 더 쉬운 판결일 수 있다.

 

세계가 항공운송사업을 통해 하나로 연결되는 시점에서 사법부에게 국제항공과 관련된 법과 규정을 학습하게 하고, 세계화로 가기 위한 한국 내 항공법을 세심하게 살펴보게 하고, 군사기지를 둘러싼 온갖 민원과 법적인 싸움의 기준을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제2 롯데월드건설 허가와 관련된 재판은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도 해본다.

덧붙이는 글 | 이번 기회를 통해서 국가안보 문제를 진보 보수 모두 뒤돌아 봅시다


수도권 시장출신으로 보수우익을 표방하던 한 정치인이
48%의 지지를 받으며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지향한 그는 노동법을 개정하고 외국계 기업의 요구에 부흥하였다.
하지만 그는 서민들의 삶을 외면하였다.

초반 50%를 상회하는 국민 지지율을 기록하던 그의 지지율은
두세달만에 20%로 급락했고, 민심이 정부로부터 떠났다는 사실을 확인한 집권여당은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외면했다.

시민들은 모여 시위를 하기 시작했다.
초반 시위는 아주 평화로왔으며 그들의 요구는 소박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들의 목소리를 무시하였다.
성난 시민들의 시위는 전국적으로 확산되었고,
그럴 수록 그는 성난 민심을 달래려 하기보다
경찰의 단속과 진압을 강화
하였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시위대는 대통령을 향해 몰려갔다.
그는 경찰에 강경진압을 지시했고
급기야 5명의 사망자가 발생
하기에 이르렀다.

그로 인해 시위는 걷잡을 수 없이 과격해졌으며
다급해진 그는 군부에 진압을 명령했다.
하지만 군부는 같은 국민의 시위를 진압하는데 병력을 투입할 수 없다며
그의 요구를 일언지하에 거부했다.

결국 기댈 곳이 없어진 그는 대통령 사임을 결정하고
대통령궁 옥상에 대기시켜놓았던 헬기를 타고 도주하고 만다.




이 픽션과도 같은 짧은 이야기는 사실이며 역사이다.
2002년 12월에 벌어진 아르헨티나 델라루아(de la Rúa) 정권의 몰락에 대한 이야기다.
민심은 곧 천심이며, 그 천심을 거스른 댓가에 관한 진실의 이야기다.

- 2008년 12월 / 월간 저널리스트 리스폰드 / 김원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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