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2007-09-14 07:14:48] 

20개월과 6개월 된 딸이 있는 직장인 윤정희 씨(32)는 미국에서 유학한 3년간 외국 유아용품 브랜드를 처음 접했다. 유학 시절 그는 주변 미국 친구들이 아이를 낳거나 베이비 샤워(출산 전 아기에게 선물을 주는 파티)에 갔을 때 주고받는 선물을 눈여겨 봤다. 국내에 들어와 아이를 낳은 윤씨는 미국에서 보았던 콜크래프트 2인용 유모차를 구하고 싶었지만 국내 쇼핑몰에서 파는 상품은 미국에서 봤던 가격에 비해 현저히 비쌌다. 미국에 있을 때 이베이를 자주 이용했던 윤씨는 옥션 이베이 쇼핑을 통해 원하는 물건을 찾을 수 있었다.

한 유아전문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유모차 가격은 44만9000원인 데 비해 이베이 쇼핑을 이용하자 무려 45%나 저렴한 24만3000원에 구입할 수 있었다.

해 외 수입대행 사이트를 이용할 때는 상품 사이즈와 설명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 백화점이나 면세점처럼 직접 상품을 보고 구입할 수 없고 단지 화면을 통해서만 상품을 살펴보기 때문에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해외브랜드의 경우 의류와 신발 등의 사이즈가 국내와 다르게 표기되기 때문에 국내 사이즈와 해외 사이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한다.

또 같은 미국 상품이라 하더라도 브랜드마다 사이즈가 다르다. 해외 구매대행 서비스를 이용해 본 소비자들의 상품평을 참고해야 정확한 상품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해외 수입대행 사이트를 통해 구매한 경험이 쌓이다 보면 같은 물건을 국내보다 훨씬 저렴하게 살 수도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유행했던 세븐진, 트루릴리전과 같은 청바지는 대표적인 케이스로 꼽을 수 있다.

해 외의 경우 여름ㆍ겨울 상품을 50~7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클리어런스세일(Clearance Sale)을 진행하므로 이 시기에 해외 구매대행 사이트를 이용하면 알뜰쇼핑을 할 수 있다.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라면 해외 유명 연예인들이 이용한 상품들에 관심을 가져도 좋다. 대다수 연예인 이용 상품들이 '히트상품' 리스트에 등록돼 있다. 미국의 추수감사절이나 할로윈 또는 크리스마스와 같은 시기 역시 특별 세일을 하므로 놓치지 말아야 할 해외수입대행 쇼핑의 적기다.

단점은 해외에서 들어오는 상품인 만큼 반품과 구매 취소가 용이하지 않다는 것. 주문한 후 24시간 안에 구매를 취소하면 문제가 없지만 주문 후 이틀 이상이 지나게 되면 해외현지에서 구매가 종료된 상태기 때문에 취소가 불가능하다. 단, 상품 배송 중 파손됐거나 주문상품과 다른 상품이 왔을 경우에는 반품과 환불이 가능하다. 또 수입대행 사이트에 있는 수많은 상품들은 실시간 재고 확인이 힘들다.

외국 인터넷 쇼핑몰에서 알뜰 쇼핑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국 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유명 패션 브랜드를 저렴하게 사거나 아직 국내에 상륙하지 않은 제품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득 수준 향상과 외국여행 증가로 외국 브랜드를 접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국내에 아직 유통되지 않는 외국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외국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직접 인터넷 쇼핑몰을 뒤지며 구매하거나 국내에 있는 국외 수입대행 사이트를 활용하는 것이다.

직접 구매하면 수수료 등을 부담하지 않고 더 싸게 구입할 수 있다.

하 지만 외국 온라인 쇼핑몰 중에는 한국까지 배송하지 않는 곳도 많으므로 이용에 제한이 있다. 믿을 만한 쇼핑몰을 찾아낼 수 있고 영어에 큰 장애가 없다면 직접 쇼핑하는 게 확실한 방법이다. 다만 쇼핑몰에 대한 정보를 직접 취득해야 하고 배송 지연 등 여러 문제가 생겼을 때도 직접 해결해야 한다. 한편 국외 구매에 특별한 제한은 없지만 제품 가격이 15만원(운송비 포함)을 넘으면 관세가 붙는다. 의류ㆍ신발은 13%, 액세서리ㆍ전자제품은 8%다.

◆ 뉴욕의 티셔츠가 서초동 가정집으로= 외국 수입대행 쇼핑몰은 소비자를 대신해 제품을 외국 쇼핑몰에서 사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수입대행 사이트에서는 수입업자가 들여온 상품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고 아직 국내에 들어오지 않은 최신 유행상품을 국내에서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 히 옥션 G마켓 등 오픈마켓들이 제공하는 수입대행서비스는 해당 사이트 ID를 가지고 있으면 해당 사이트에서 바로 국외 구매가 가능해 편리하다. 이베이 구매대행서비스를 제공하는 옥션이베이쇼핑(ebay.auction.co.kr) 서비스는 옥션 ID로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판매량이 5배 이상 증가했다.

서초동에 사는 이재원 씨(26)는 수입대행 쇼핑몰 마니아다. 이씨는 수입대행몰인 위즈위드 패션카테고리에서 아베크롭비 티셔츠를 주문했다. 이씨가 주문 클릭을 누르자 해당 상품바이어가 미국 인터넷 사이트들을 뒤지기 시작한다. 바이어는 미국의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아베크롭비 티셔츠를 주문하는 데 성공했다. 티셔츠는 위즈위드가 미국에서 운영하는 현지 물류창고로 배송된 후 미국 내 물류창고에서 위즈위드와 업무제휴하고 있는 한진택배 국제배송서비스를 통해 이씨가 사는 서초동 아파트에 도착했다.

수입대행은 크게 상품검색ㆍ주문, 입금 확인, 대리 구매, 현지 배송, 국제 운송ㆍ통관 대행, 국내 운송 등 6가지 단계로 이루어진다. 주문이 완료되면 미국 내 현지 배송이 이루어지는데 배송기간은 보통 약 5~9일 소요된다. 또 미국 내에서 배송이 완료되면 3~5일 이내에 국제배송을 통해 한국으로 물건을 배송하고 일괄 통관 과정을 거친다. 소비자가 주문한 뒤 물건을 받으려면 7~15일이 걸린다.

국외 구매는 환율에 따라 상품을 구매할 때와 실제 금액을 지불할 때 가격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보통 구매자가 즉시구매를 할 때 환율로 견적이 형성되므로 환율이 하락세일 때 구매하면 다소 유리하다.

◆ 어떤 수입대행 사이트 있나= 위즈위드(www.wizwid.com)는 패션ㆍ잡화 등 국내 미유통 외국 브랜드 수입대행을 하는 전문사이트다. 세븐진, 트루릴리전, 제임스진, 마크제이콥스, 아메리칸이글 등 다양한 패션 브랜드를 취급한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 브랜드들도 취급한다. 톱숍, 자라, 아소스 등 유럽 브랜드들도 만날 수 있다.

이베이쇼핑 (ebay.auction.co.kr)은 옥션과 대한통운 구매대행 서비스인 지오패스가 제공하는 수입대행 서비스다. 회원가입 없이 옥션 ID만으로 로그인이 가능하다. 또 옥션에서 원하는 상품을 검색하면 이베이 사이트에 올라 있는 상품까지 검색이 가능하다.

비용도 저렴하다. 기본수수료 3000원에 상품가격, 관세, 배송비를 더한 금액의 6%가 추가 수수료로 붙는다. 관세는 운송비 포함한 물품가격이 15만원 이상일 때만 붙는다.

패 션 상품에 편중돼 있는 다른 외국 배송대행 사이트와는 달리 희귀 수집용품이나 카메라 부품, 수입자동차 부품, 희귀보석 등 다양한 상품들을 취급하고 있다. 실제로 이베이 쇼핑에서 지난달 가장 많이 거래된 상품군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보석ㆍ시계류(15%), 자동차부품(13%), 악기(9%), 카메라ㆍ부품(6%), 수집품(5%)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G마켓 (www.gmarket.co.kr)은 '글로벌쇼핑' 카테고리를 통해 외국 물품을 판매하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판매자가 글로벌쇼핑 카테고리를 통해 직접 상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등록수수료나 구매대행수수료가 별도로 들지 않는다. 또 국내에서 판매하는 상품에 대해 가격도 30~40% 정도 저렴하다. 대부분 상품이 외국 현지 매장이나 아웃렛 등에서 구입한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 신상품인 '뉴햄튼 토트백'은 국내 정상가보다 절반 이상 저렴한 16만9000원에 팔리고 있다. 또 엔젤데님도 정가 12만8000원 절반가인 6만9800원에 팔리고 있다.

엔조이뉴욕(www.njoyny.com)은 흔치 않은 상품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쿠바' '램' '비 앤드 디' 등 국내에서는 접하기 힘든 브랜드들을 구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주로 패션ㆍ잡화 상품을 다루고 있으며 화장품과 리빙, 유아용품도 취급한다. 인기 브랜드로는 패션잡화 브랜드 '스티브 매든'과 프리미엄 청바지 '트루릴리전' 등이 있다. 할인율은 35~50% 정도다.

[정승환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