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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철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소프트웨어(SW)가 조선·항공·물류·IT 등 대한민국을 먹여살리는 산업의 핵심으로 자리 매김하는 상황에서 SW가 발전해야 국가 경쟁력이 더욱 강해지며, SW 발전을 위해서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새삼스러울 정도다.

  하지만 SW를 수출해야 한다는 데 너무 중심을 두어 우리 스스로가 ‘SW를 수출하는 데 필요한 준비에는 소홀한 것은 아닌가’ 하는 질문을 던질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나는 SW 수출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준비가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

  첫째는 SW의 품질확보다. ‘우리나라 SW의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품질이라고 이야기한다. 해외에 세일즈를 하러 수많은 기업이 대박 또는 큰 기대를 품고 떠나지만, 빈손으로 돌아오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품질이다.

 SW의 품질이라고 하면 ‘이러한 기능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실은 SW의 품질은 기능뿐 아니라 사용자 설명서, 기술지원 체계, 개발 체계, 마케팅 자료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한국 SW 기업이 SI 회사나 고객이 계산하는 ‘맨먼스/인건비’를 기준으로 매출이나 수익을 올리는 방법으로는 절대 해외에서 요구하는 품질에 맞출 수 없다. 내부적인 프로세스 체계와 철저한 보증작업으로 품질을 끌어 올려야만 한다.

 두 번째는 다양한 분야의 고급 SW 인력 양성이다. SW 전문가라고 하면 많은 이가 ‘개발자’를 생각한다. 즉 ‘코딩 잘하는 사람=SW 전문가’라는 등식으로 바라본다.

 만약 모든 사람이 이런 시각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나라에서 좋은 SW가 생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개발을 잘하는 소수의 사람이 SW를 만들어 성공하는 시대는 벌써 10여년 전에 흘러가고 말았으니 말이다.

 SW 전문가에는 개발을 잘하는 사람도 포함되지만 그 외에도 아키텍처·품질관리 전문가·기술문서 작성 전문가·프로젝트 관리 전문가·시장조사 전문가·설계 전문가·컨설팅 전문가·제품 분석 전문가·마케팅 전문가 등도 포함돼야 마땅하다.

  세 번째는 성공사례 확보다. 한국시장에서 성과가 전혀 없는 기업이 수출을 해서 성공한다는 것은 실제로 실현되기 어려운 이야기다. 특히 레퍼런스가 중요한 SW 산업에서는 더더욱 힘든 일이다. SW 성공사례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장을 키우는 정책과 각 이해관계자의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 SW 시장을 키워야 하는 이유는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는 목적뿐 아니라, 우리의 차세대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일인 것이다.

 네 번째는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다. 혹자는 뭐든지 잘 안 되면 정부의 정책이나 지원을 거론한다고 힐난할지 모르지만, 겨우 서 있을 정도의 힘을 가진 국내 SW 산업에서 정부의 지원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정부의 수출을 위한 정책적인 지원은 70년대 개발정책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SW 업계에서 욕을 먹지 않을 만큼 지원하는 공평한 정책에서 ‘해외에서 성공할 만한 기업을 선정하고 집중적으로 지원 육성하는 정책’으로 선회해야만 SW 업계의 박세리가 탄생할 수 있고, 현재의 LPGA처럼 제2, 제3의 박세리가 탄생해 시장을 평정할 수 있다.

◆오재철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대표 i@i-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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