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병원 진료실.

환자가 들어오자 의사는 환자의 모든 정보를 단말로 한눈에 알아본다. RFID 리더가 태그를 읽어 환자의 정보를 의사 단말에 모두 전송했기 때문이다.

이어 의사는 환자에게 나노바이오 로봇을 삼키라고 주문한다. 로봇이 환자의 신체 곳곳을 돌아다니며 전송하는 영상을 지켜보던 의사는 ‘암’으로 의심되는 곳에 로봇을 멈추도록 명령한 뒤 조직을 떼어내 실시간 분석하고 바로 수술까지 실시한다.

모두 IT와 BT의 융합으로 가능해진 미래 진료의 모습이다.

정보통신부도 반도체 이후 우리나라 차세대 먹거리를 ‘건강한 삶, 웰빙’에서 그 해답을 찾고 있다.

미래 진료 시나리오에 들어있는 기술을 보면 이미 우리와 친숙해진 RFID가 있다. 또 로봇 자체에는 반도체, MEMS 등 다양한 IT가 필수적으로 활용된다. 로봇이 지니고 있는 이미징 기술은 외부로부터 얻는 시각 정보를 감지하고 처리하는 고성능 광영상 센서기술이 쓰여야 한다.

또 조직 검사는 마이크로 어레이 형태의 칩에서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데, 칩 위에 다양한 항체와 DNA 가닥들이 심어져 있어서 여러 질병을 한꺼번에 진단할 수 있다.

특히 10년 뒤쯤 되면 환자들의 단일염기변이까지 알아내 맞춤형 진단 치료가 가능해진다. 맞춤형 진단에는 첨단 마이크로어레이칩이 쓰이는데 현재 상용화돼 있는 바이러스 진단키트의 차세대 버전쯤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와 함께 컴퓨터 전문가 시스템은 로봇이 전송하는 영상, 분석 데이터 등을 이용해 의사의 오진을 줄이기 위한 의사결정지원을 한다. 여기에는 대용량 정보처리, 검색, 데이터 마이닝, 패턴인식 등 각종 소프트웨어 기술이 활용된다.

이 같은 미래 진료 시나리오 기술은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 부분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하고 있다.

정보통신부와 IITA가 지원하는 IT-BT 융합기술개발의 내용에는 ETRI가 수행 중인 나노바이오센서를 비롯한 다양한 정보통신 플랫폼 기반의 바이오 센서가 있다.

나노바이오센서는 하버드 대학 등에서도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항원과 항체가 결합할 때 나타나는 전기전도도의 변화를 이용한 나노 트랜지스터 기술을 이용하고 있다.

최근까지 정통부 및 IITA가 지원한 ‘바이오셔츠‘는 마라톤에서 실제 선수들에게 적용했다. 뛰는 상태에서도 심전도 측정이 95% 이상의 정확도를 지니고 있어 헬스센터, 마라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기대된다.

또 휴대폰을 기반으로 해 노령층의 낙상을 감지하여 알려주는 기술 등도 개발되고 있다.

대전= 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etnews.co.kr



◆인터뷰-박선희 박사

“IT와 BT의 융합화는 복지 분야에서 우리가 장악한 IT의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연장선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ETRI 박선희 IT-BT 그룹장은 “삶의 질 향상과 사회의 노령화 추세에 따라 IT 기반의 BT가 연구현장의 화두가 될수밖에 없다”며 “의료, 복지 시장은 규모도 엄청날 뿐 아니라 부가가치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큰 분야”라고 강조했다.

박 그룹장은 “여러 질병을 한꺼번에 알아내는 것은 물론이고 초소형 로봇이 인체 내에서 질병 탐색과 수술까지 수행하는 시대가 조만간 도래할 것”이라며 “선진국이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유도 여기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에서는 상시 건강 모니터링 연구를 비롯한 기존의 옷이나 신발 등에 심전도나 체온 센서 등을 이미 장착하기 시작했습니다.”

박 그룹장은 “IT를 BT분야에 접목한 연구개발의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우리의 강점을 세밀히 정확하게 파악하고 시장을 올바로 읽을 수 있다면 새로운 기회는 무한히 열려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 신문게재일자 : 2007/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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