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2007-04-16 08:02:34] 

[아침카페]


iPod이 1억대가 팔렸다. 애플 컴퓨터 사가 제품을 처음으로 시장에 내놓은 것이 2001년 11월, 5년 만의 일이다. iPod은 이름만 빼고는 미제가 아니다. 아시아인들이 만든 제품이다.

음 악이나 영상자료를 저장하는 플래시 메모리는 한국의 삼성이 만든다. 기본 소프트웨어는 인도인이 개발했다. 내장된 자기 헤드, 소형모터, 기판등은 일본제품이다. 매끈한 표면 처리도 일본 기술이다. 최종 조립은 대만 회사가 한다. 그것도 중국 심천에 있는 공장에서. 일본의 유명한 경영 컨설턴트 오마에 겐이찌의 자료이다.

재주는 아시아 사람이 넘고 돈은 애플이 번다? 그 이야기가 아니다. 애플은 돈을 버는 재주를 부리는 것이다.

애플의 재주는 iPod의 콘셉트와 디자인을 개발한 것이다. 다른 회사들은 만드는 재주만큼만 돈을 번 것이다.

애플이 대단한 것은 아시아의 여러 회사들을 하나로 묶어서 자기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겐이찌는 애플사의 놀라운 힘은 iPod 표면 처리를 한 일본의 고바야시라는 회사를 찾아낸 것이라고 한다.

그 회사는 종업원 17명의 일본시골에 있는 작은 회사다. 플라스틱 제품의 표면 처리에 관한한 최고의 기술을 가지고 있다.

애플은 그런 회사를 자기 네트워크에 넣을 만한 정보력을 가지고 있다.

애플은 콩깍지(pod)를 iPod이라는 돈깍지로 만드는 재주를 부렸다. Pod이라는 말은 콩깍지나 곤충의 알주머니를 뜻하는 말이다. 거기다 i자 하나 더 붙혀서 iPod을 만들고 그 이름 값으로 돈을 벌고 있다.

iPod 액세서리로 새로 생겨난 제품이 4000개가 넘는다. 그 제품들은 iPod이라는 이름을 안 쓸 수가 없다. 그래서 애플은 'made for Apple'이라는 말에 대한 사용료로 개당 미화 4달러를 물린다.

iTune이라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음악 시장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었다. 그동안 iTune을 통해서 25억 개의 노래, 5000만개의 텔레비전 쇼, 130만개의 영화를 온라인으로 팔았다.

애플은 이제 컴퓨터 회사만이 아니다. 2006년도 총매출 71억 달러에서 iPod이 차지 하는 비중이 반이다.

요즘 애들에게 물어보면 애플은 당연히 iPod 회사이다. iPod은 그 업계에서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이 74%다.

재주 많은 아시아 회사들을 골라서 모아놓는 재주, 그들 하나 하나가 생각하지 못하는 새로운 콘셉트를 만들어 내는 재주, 이름을 잘 지어서 브랜드 파워를 만드는 재주, 그런 재주가 글로벌 시대를 주도하는 재주이다.

iPod을 뒤이을 글로벌 제품이 한국에서 나올 때를 기대한다.

김지영(재미변호사) jkym@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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