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계의 패러다임이 컨버전스로 급격히 전환되면서 IT에 기반을 둔 BT와 NT의 융합 신기술인 ‘메가 컨버전스’가 10년 뒤 우리나라를 먹여살릴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첨단 기술의 집합체인 항공우주 분야나 국방기술, 심지어 굴뚝산업에까지 컨버전스가 보편화되고 있다. IT의 메카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최문기 원장 체제 이후 R&D의 초점을 ‘융합’에 맞춰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에 전자신문은 ETRI와 정보통신연구진흥원(IITA)과 공동으로 3회에 걸쳐 메가 컨버전스의 R&D 추세를 진단하고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한다.

 미래기술의 R&D 추세는 융합이다.

 정보통신부와 ETRI, IITA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연구개발에 착수한 IT기반 융합기술이 블루오션으로 관심을 끄는 이유도 우리나라의 IT강국이라는 이미지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ETRI가 추진 중인 융합기술의 근간은 IT다.

IT 인프라와 기술이 강한 우리나라의 강점을 토대로 IT와 NT(나노기술), BT(바이오기술)의 융합기술을 선점하는데 가장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IT 기반의 융합기술은 범용적인 활용을 위한 서비스 플랫폼 개발이 관건이다. 이에 따라 ETRI는 개개의 물질이나 소재 차원이 아니라 부품 구조체들을 요구사항에 맞게 개발해 끼워 맞춤으로써 시스템이 완성돼 서비스가 구현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기존 통신서비스와 함께 오감정보와 감성정보까지 주고받을 수 있는 유비쿼터스 단말 플랫폼과 비만·스트레스 등 건강상태 측정, 암·만성질환 스크리닝, 유해생활환경 감시 등 건강하고 안전한 생활환경을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 플랫폼 등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향후 15년 뒤면 가능한 융합기술 서비스는 크게 건강과 헬스 분야, 환경과 재해 분야, 엔터테인먼트와 교육, 국방, 공공안전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IT기반 융합기술은 아직 형성되지 않은 시장의 선점을 위해 연구개발과 더불어 글로벌 표준화도 병행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바이오 데이터 표시 및 통신 표준, 유니버설 칩 관련 통신 표준 정도가 표준기구에서 다루어지고 있지만 전자의무기록 등 사회적인 융합 인프라가 구축되면 거대시장에서의 입지 확보를 위한 표준 선점이 핫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선진국의 IT기업들은 바이오칩, 헬스케어 등의 분야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데 반해 국내 융합기술 산업은 태동단계에 대한 위험성으로 기업의 투자가 소극적이라는 분석이다.



◆인터뷰-이윤종 IITA PM

 “각종 센서기술이나 바이오인포매틱스, 생체정보처리 등 다양한 IT가 개발돼야 하지만 무엇보다 사용자의 요구사항에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나라 메가 컨버전스의 정책을 만들어 R&D를 꾸려가고 있는 정보통신연구진흥원의 이윤종 IT SoC 부품 소재 및 융합기술 PM은 “경우에 따라서는 기술의 정확도보다는 사용자의 편이성, 소형화 등이 강조되는 예가 있듯 사용자의 요구에 필요한 기술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PM은 “전략서비스의 구현을 위해 도출된 플랫폼과 연계해 20개 핵심 부품소재 및 15대 원천기술 개발전략을 토대로 ‘전략분야 기술을 선점하고 초기시장을 창출하는 일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IT융합 부품소재 산업의 선순환적인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R&D도 이를 근간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 인력 양성에 대해서 이 PM은 “아직은 부족한 실정이지만 융합기술 ITRC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해부터 바이오 MEMS, 바이오 센서칩, 사용자 적응형 라이프케어 등의 분야에서 인력이 양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전= 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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